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내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오는 2020년 4월부터 IT 대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서비스세(Digital Services Tax)’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해먼드 장관은 “새로운 세금 도입으로 2022~23년에 연 4억 파운드(약 5848억 원)의 세수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는 온라인 쇼핑에 대한 새로운 과세가 아니고 영국에서 이익을 내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재무부 관계자는 “벤처나 기업가들의 투자를 방해하는 목적이 아니다”라며 “이를 위해 과세 대상 기업 매출에 하한을 뒀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세제에서는 IT 기업이 영국 사용자로부터 번 수입에 2% 세율을 적용한다. 특정 IT 서비스에서 전 세계 연매출이 최소 5억 파운드 이상인 기업만이 부과 대상이 된다.
그동안 영국에서는 이베이와 페이스북, 구글과 아마존 등 미국 IT 대기업들의 세금 지불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팽배했으며 새 세제 도입은 이런 불만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전통적인 세제는 기업이 서비스나 상품을 판매하는 거점에 과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부문에 대한 과세는 국제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이를 자국의 가장 번창하는 산업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로펌 에버셰즈서덜랜드의 벤 존스 세금 파트너는 “디지털 서비스세 발표는 실망스럽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이라며 “영국은 우호적인 무역 파트너(미국)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금 세금을 통한 무역전쟁을 시작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FT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를 보호무역으로 간주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며 어떤 영국 기업도 새 세제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