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교역조건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수준이다. 영업일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지만 낙폭이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다.
수입물량지수도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 12.1% 급감했다. 이는 2009년 10월(-21.1%) 이후 8년11개월만에 최저치다.
월말 추석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19.5일로 지난해 같은기간 23.5일에서 4일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다만 통상 22일에서 23일 수준인 월별 영업일수를 단순계산해 4일을 차감해 보면 수출입 물량지수 감소폭이 크지 않다. 결국 낙폭의 상당부문은 조업일수 감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우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업종별 상황과 휴일이 월중 어느 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영업일수 감소를 단순계산키 어려운 이유”라고 전했다.
물량지수를 업종별로 보면 수출의 경우 반도체 호조와 휴일에도 가동을 멈추기 어려운 전기 및 전자기기는 10.4% 증가했다. 반면 화학제품(-17.6%)과 수송장비(-19.9%) 등 거의 전업종에서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입의 경우 석탄 및 석유제품(1.7%)만 증가했을뿐, 전기 및 전자기기(-14.3%), 일반기계(-21.3%), 수송장비(-28.1%) 등 전분야에 걸쳐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일반기계 부문 하락세는 5개월 연속 지속됐다.
한편 환율 등 가격요인을 감안한 금액지수는 수출의 경우 2.3%, 수입의 경우 1.8% 줄었다. 역시 2016년 10월(각각 -5.1%, -4.0%) 이후 1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전년동월대비 7.8% 하락했다. 작년 12월(-3.5%) 이래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수출가격(3.0%)에 비해 수입가격(11.7%)이 더 크게 오른 탓이다. 실제 한달 정도 파급시차를 감안해서 본 8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72.49달러로 전년동월보다 44.3% 급등했다.
수출총액에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2.6% 급락했다. 이는 2009년 10월(-15.0%) 이후 8년11개월만 최대 하락폭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수출물량지수가 모두 하락한 때문이다.
박상우 팀장은 “영업일수 감소와 추석 명절효과가 겹쳐 부진했다”며 “10월달은 영업일수가 5일 늘어나는 만큼 9월과 10월 실적을 같이 보고 판단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