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추락’ 코스피…“내년 상반기까지 조정국면”

입력 2018-10-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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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불확실성 여전… 유의미한 반등 기대 어려워”

코스피가 23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며 심리적 지지선인 2100선을 턱걸이했다. 장중에는 2100선을 내주며 ‘패닉’을 연출했다.

◇1년 7개월여 만에 심리적 지지선 2100선 밑으로=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61포인트(2.57%) 하락한 2106.1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이른바 ‘검은 목요일’로 불렸던 11일 찍은 연중 최저점(2129.67)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급기야 오후 3시 들어서는 2094.69까지 떨어지며 210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장중 21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3월 10일(2082.31)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이후 낙폭이 소폭 줄어들면서 간신히 2100선에 턱걸이한 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15포인트(3.38%) 떨어진 719.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하락을 부추긴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16억 원, 2428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만 홀로 6411억 원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세는 무역 전쟁 장기화 우려로 인한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준수와 중국의 협정 당사국 포함을 주장하며 INF의 파기를 위협하면서 무역 전쟁 장기화가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이 여파에 이웃 나라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가 훌쩍 넘는 낙폭으로 거래를 마쳤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새로운 원인이 발생했다기보다는 기존에 깔려 있던 요소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데 따른 급락세”라면서 “계속 언급되던 무역 분쟁 장기화 가능성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데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주가 빠지면서 지수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은 여전…내년 상반기까지 조정국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2100선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1일에 이어 이날까지 큰 낙폭으로 떨어지면서 2100선에서 유의미한 반등이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100~2200을 1차 지지선으로 제시했는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너무 약하다 보니 조그마한 이슈가 생겨도 급락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지금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고 2100선이 무너졌어도 더 크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는 2100선보다는 2050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코스피가 2050선 이하로 떨어지면 저평가 구간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어서 주식을 사볼 만한 구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지선으로 불렸던 2100선이 수급 악화에 깨졌다”면서 “21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이 싸진 측면이 있지만, 연내에 지수 반등을 견인할 만한 모멘텀이나 섹터가 딱히 없어 내년 1분기나 돼서야 심리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수 수준은 공포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지수 수준은 공포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상황”이라면서 “개선 요소는 당장 보이지 않지만 수급이 소폭 개선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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