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공공기관 고용승계 논란에 대해 ”제기된 것은 사실 조사를 확실히 하고, 내용을 보고 조사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 장관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고용승계 문제를 엄중히 보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비정규직 1285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는데, 여기에 기존 공사 직원의 친인척 108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전체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재부는 실태조사 등을 바탕으로 친인척 인사 비리와 관련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만약 그런 사안이 발견된다면 아주 엄벌에 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한국지엠 연구개발(R&D)법인 분리 논란과 관련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적절히 대처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연구개발법인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의 단일 법인을 쪼개 인력을 분리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2대 주주인 산은의 동의가 없어 논란이 일었고, 노조는 법인 신설 계획이 구조조정의 사전 단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산은이 대처를 하고 있고 본안소송이나 법적 조치 계획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그에 대해서 전면에 나선다든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주세법에 종량세를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선 “어떤 일이 있어도 일반 서민들이 즐겨 찾는 소주와 맥주값을 안 오르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류 제조원가(수입주류는 수입원가)를 과세표준으로 세율을 매기는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수입주류(주로 맥주)의 관세가 사라지면서 국산주류의 과표가 수입주류보다 커지는 상황이 발생했고, 국내 주류업계를 중심으로 역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술의 양이나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가 도입되면 국산 캔맥주 등의 가격은 지금보다 낮아진다. 다만 소주나 생맥주 가격이 오를 우려도 있다.
김 부총리는 “주류업체나 국세청 등에서는 맥주 종량세를 상당히 강하게 요청했고 그 주장이 일리가 있다”면서도 “충분한 타당성이 있음에도 서민들이 퇴근 후에 드시는 치맥(치킨+맥주)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맥주 종량세를 하지 않는 현행 제도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맥주뿐 아니라 다른 주류의 종량세도 일리가 있고 서로 간에 일장일단이 있다”며 “정부안으로는 현행 제도가 나가 있지만 국회 조세소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와 적극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