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단체 ‘더 피플스보트’ 주도로 영국 전역에서 150여 대의 버스를 타고 모인 시위대가 국민투표 재실시를 촉구하며 행진했다.
이들은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2016년 국민투표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위대는 현재 가능한 최상의 협상조차도 영국에 해롭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국민투표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집회 참가자는 “당시에는 브렉시트 찬성에 투표하게 만든 잘못된 정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 시행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650만 명 중 72.2%가 참여해 51.9%인 1740만 명이 브렉시트에, 48.1%인 1610만 명이 EU 잔류에 찬성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은 2019년 3월 29일 EU를 떠나게 됐다. 그러나 EU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원활한 탈퇴가 어려울 전망이다.
FT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참가자 규모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피플스보트 측은 70만 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100만 명이 참가한 이라크전쟁 반대 행진 이후 런던에서 열린 집회 중 최대 규모이다.
이날 집회에는 영국 주요 정치인들도 함께했다. 노동당 출신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과 추카 우무나 의원, 보수당의 애나 소우브리 전 기업혁신기술부 장관,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재투표를 지지해온 칸 시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 정부는 나쁜 합의나 ‘노딜’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며 “약속된 것에서 수백만 마일 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정부는 우리의 미래를 가지고 도박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제2 국민투표는 “2016년 국민투표에 대한 비민주적 거부”라며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