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 (G7) 외무장관들이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사우디 방문을 연기했다.
G7 외무장관들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등 G7과 유럽연합(EU)의 외무장관들은 표현의 자유 수호와 자유 언론 보호에 헌신할 것을 확신한다”며 “우리는 저명한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의 실종과 관련한 사태를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다.
외무장관들은 이어 “카슈끄지 실종에 책임이 있는 이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사우디와 터키의 공동 조사를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발표한 대로 사우디가 철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G7 성명이 나온 직후 IMF도 대변인 명의로 “라가르드 총재의 중동 지역 방문을 연기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23일 개막하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다.
IMF는 일정 연기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카슈끄지 사태가 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라가르드 총재에 앞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진이 잇따라 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써 온 카슈끄지는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뒤 실종됐다.
터키 정부와 CNN방송이 인용한 미 정부 고위 관료에 따르면 총영사관 내에 있던 사우디 요원들의 심문을 받던 도중 살해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도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사우디에 급파해 살만 국왕과 빈 살만 왕세자 등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듯한 성명과 발언을 내놓으면서 사우디 왕실과의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하고 일단락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G7이 성명을 내고, 라가르드 총재도 방문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