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변해야 산다

입력 2008-05-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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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창업자, 특히 초보 창업자나 생계형 창업자들은 업종 선택시 우선 스테디셀러 아이템부터 떠올린다. 삼겹살, 치킨, 보쌈, 분식집 등 스테디셀러 아이템은 대중성이 검증된 만큼 매출 기복이 적고 안정된 수익이 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 바로 스테디셀러 시장이다. 위축된 경제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갈수록 색다른 것을 찾는 경향을 보이면서, 남들과 똑같은 맛이나 서비스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생존을 위해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취급하는 점포들도 끊임없이 자기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유행을 타지 않고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을 토대로, 색다른 조리법이나 고급화한 양념, 차별화된 메뉴구성과 인테리어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여념이 없다.

업그레이드해야 살아남는다

가장 대중화된 외식 메뉴 중 하나인 삼겹살도 조리법을 변화시키거나 기능성을 높여 차별화시키고 있다.

‘행복추풍령 칼삼겹살’은 생삼겹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300번 이상 칼집을 넣었다. 칼집을 많이 넣어 양념이 깊이 스며들고 고기가 익어가면서 꽈배기 모양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특히 복분자, 된장, 허브 등을 양념으로 사용해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맛도 없애고 기능성도 높여 어린이, 여성고객층도 많이 찾는다.

‘도네누’는 화력이 높은 볏짚을 이용한 초벌구이로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특유의 볏짚 향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또 하나의 서민형 외식 아이템인 치킨도 조리법과 인테리어를 고급화해 차별화시키고 있다. 숯불바비큐치킨호프 전문점 ‘훌랄라’는 기름에 튀기는 대신 참숯에 구운 바비큐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바비큐치킨의 가장 큰 어려움인 조리의 번거로움을 해결해 가맹점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본사에서 개발한 ‘매직 화이어’라는 바비큐 구이기기 덕분에 인건비 절감은 물론 치킨 맛도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한 사람이 12분 내에 최대 5마리까지 동시에 초벌구이와 두벌구이를 할 수 있다.

레스토랑형 치킨호프 전문점 ‘치킨매니아’는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의 인테리어와 메뉴로 기존에 맥주 안주로 치킨을 찾던 직장인 남성고객 외에 어린이, 주부 등 가족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참숯 직화구이 닭갈비 전문점 ‘참숯 맛난 닭갈비(숯닭)’는 철판에 볶아먹는 기존의 닭갈비를 숯불에 구워먹는 방식으로 변화시켜 색다른 치킨요리를 찾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기존 철판 닭갈비보다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쫄깃하면서, 참숯과 함께 넣는 솔방울 향이 은은히 우러나와 고기의 풍미를 더해 준다.

보쌈 역시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먹는 외식 메뉴로 사업 안정성이 높은 아이템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지만 끊임없이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변신중이다.

‘원할머니보쌈’은 보쌈류와 족발 그리고 새싹쟁반무침면에 인공화학조미료(MSG)를 일절 첨가하지 않고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해 웰빙 음식으로서의 요건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지난 2월부터는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업체로 지정되어 더욱 신뢰도를 높였다. 본사 박천희 사장은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안전성을 높이고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분식집 ․ 중화요리 ․ PC방도 변신 중

분식집의 경우 학교 앞이나 주택가 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아이템이지만 허름한 분위기에 평범한 맛, 지나치게 많은 메뉴 등으로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곳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개성있는 메뉴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면서 새로운 분식집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는 업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퓨전분식점 ‘마쪼’는 카페형의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기존 분식집의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샐러드를 메뉴에 포함시켜 주 고객인 여성들의 취향을 배려했으며 덮밥 메뉴는 바비큐, 커리 등을 응용해 기존의 덮밥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새로운 메뉴 구성으로 차별성을 갖춘 중국집도 있다. 퓨전 중국요리 전문점 ‘취룡’은 고급 중국요리의 대중화를 선언, 4~5가지 코스요리를 1인분에 6000~7000원 하는 저가로 판매하고 있다. 코스요리가 한 접시에 담겨져 저가로 제공되는 점이 인기요인이다. 가격경쟁력과 함께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소스 맛이 중국요리 특유의 느끼한 맛을 없앤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카페 PC방 ‘아이비스PC방’은 기존 PC방의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고급스런 문화공간의 면모를 갖춰 기존 이용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매장 내에 에스프레소, 스파게티 등을 판매하는 카페를 설치하고, 화려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춰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더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어

스테디셀러 아이템은 수요가 검증된 아이템이고, 또 매출의 안정을 기할 수 있기 때문에 주부 등 초보 창업자나 일정한 소득을 필요로 하는 생계형 창업자들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아무리 검증된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항상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현재의 소비 트렌드와 경제상황 등을 파악해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먹거리 파동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대비해 남들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갖춰야 한다.

특히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천연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기능성을 높여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또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건강과 행복, 문화까지 판매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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