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오르는 대출금리… 연체율도 덩달아 = 한은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10년 이후 연이어 기준금리를 낮춰오던 한국은행은 작년 11월 1.5%로 기준금리를 올린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 7월 이후 계속 기준금리를 낮추다 약 6년 만에 금리를 높인 것이다. 덩달아 금융권에서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는 9월 기준 1.9%다. 작년 9월 이후 13개월 연속 오름세이자, 2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와 맞물려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악화되고 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0.73%로 작년 6월 말 0.7%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해 6월 말과 올해 6월 말의 연체율은 0.25%로 유지됐다. 하지만 7월과 8월에는 각각 0.27%, 0.29%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더 올랐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사는 각각 4.34%에서 4.80%, 3.33%에서 3.62%로 뛰었다.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상품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들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햇살론은 작년 말 5.46%에서 올 7월 8.1%로, 같은 기간 미소금융은 3.9%에서 4.6%로, 새희망홀씨는 5.46%에서 8.1%로 악화됐다.
◇18일 기준금리 오르나… 취약차주 등골 휜다 = 이런 가운데 18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이 주목된다. 만약 이날 기준금리를 올리면 취약차주들의 빚 상환 부담이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날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9월 물가 서프라이즈와 고용지표의 단기적 개선으로 10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10월 금리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금리 인상 시점을 기존 11월에서 10월로 수정 전망했다.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등 금리 인상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도 10월 인상을 전망했다.
정부와 당국에서도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정무위 금융위 국감에서 “전문가들은 11월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가계부채 총량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금리 인상 시 취약차주의 어려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12일 금감원 국감에서 “대출금리가 인상될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취약차주의 부담 증가가 은행의 건정성에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