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자 폐기물 수입을 중단키로 하면서 그 여파가 동남아시아로 옮겨붙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태국이 2021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전자 폐기물 등의 수입을 금지한 이후 일부 중국 업체가 거점을 태국으로 옮기면서 태국 정부는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자 폐기물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에 6월 처음 플라스틱 쓰레기 금지령을 발표하고, 더 강도 높은 결단을 내리게 됐다.
앞서 태국에서는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던 6월 5일 20개 이상의 기업과 정부 기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2027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협정을 맺었다. 보건부 의료협회는 10월 1일부터 국립병원에서 의약품을 넣는 비닐봉지 배포를 중단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는 5월 말부터 전국 148곳에 달하는 전자 폐기물 처리장 일제 검사를 실시, 경찰과 협력해 불법 전자 폐기물 처리업자를 단속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쓰레기 재활용 국가였으나 올 1월 키보드, 스크린, 전선 및 기타 부품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자 제품 폐기물 수입을 대부분 중단했다. 이 여파로 일본과 북미,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쪽으로 유입되는 쓰레기 양이 급증, 환경 오염에 대한 불만이 고조돼왔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7월에 종이, 플라스틱, 금속 및 기타 쓰레기 수입 허가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말레이시아는 지역 주민들이 환경 오염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공장 114곳의 수입 허가를 취소했다.
태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금지 조치를 이행하는 데 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면허 기간 만료와 플라스틱 쓰레기 분류를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때문이다. 미얀마나 캄보디아 출신 이주 노동자를 고용해 쓰레기를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하는 전자 폐기물 공장은 공기 및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로 지역 주민들에게 강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태국에서는 지난 5월 28일 해변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다 숨진 돌고래 뱃속에서 비닐봉지가 무려 80여장, 총 8kg이나 나와 충격을 안겼다. 육지에서 버려져 바다까지 흘러간 비닐봉지를 돌고래가 삼킨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