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가 꺾이게 되면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외 주력 품목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3분기(1~9월) 누적 수출액은 450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은 959억 달러(38.6%↑)로 전체 수출액의 21.2%를 차지했다.
9월 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반도체 수출액은 스마트폰 출시, D램 탑재 용량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28.3% 늘어난 124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로써 반도체 수출은 5개월 연속 100억 달러 돌파와 24개월 연속 증가세를 달성했다.
문제는 견고한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우리 수출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반도체를 뺀 올 3분기 누적 수출액은 354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610억 달러)보다 1.8% 줄었다. 작년 3분기 누적 수출액은 4302억 달러이며,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은 692억 달러다.
이 같은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은 다른 주력 품목인 선박(-45.9%), 가전(-20.7%), 무선통신기기(-17.6%), 디스플레이(-11.1%), 자동차(-7.2%), 자동차 부품(-2.6%)이 부진을 면치 못한 데 있다.
이처럼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6개 품목이 수출 감소세를 보인 것은 반도체에 의존하는 우리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만에 하나 반도체 수출마저 삐걱거린다면 우리 수출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우리 수출 여건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신흥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부족 현상 완화로 인해 한국의 주력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성장세가 언제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현재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면 관련 분야의 고용이 위축되는 등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반도체 외 주력 품목의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 시장 다변화 및 차세대 유망 품목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