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8일(현지시간) 전날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에도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면서 급락 마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를 마치고 이날 개장한 중국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는 3% 이상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2% 하락한 2716.51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4.30% 내린 3290.90에 마감했다.
위안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아침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상하이 역내외환시장에서 0.5% 하락한 달러당 6.899위안을 나타냈다. 위안화 가치는 약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인민은행은 전날 미국과의 무역 긴장에 대응해 오는 15일부터 시중은행 지준율을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으나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면서 증시와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준율 인하는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며 당국이 성장에 초점을 두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제 둔화와 증시 침체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미국의 견실한 경제지표에 힘입어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신흥시장에서는 위험자산을 매도하려는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벤 루크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날 개장한 중국증시는 지난주 휴장 동안 다른 시장의 하락세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덩윈위안 수초우시큐리티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도세는 부분적으로 지난주 세계 시장의 약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지역 투자자들 사이에 향후 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