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심 ‘주식회사 일본’, 엔화 강세에도 타격 없는 비결은?

입력 2018-10-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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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지 해외 이전·외환 관리 등으로 ‘마이너스 요인’ 상쇄

▲일본 1000엔 지폐(앞)과 미국 50달러 지폐.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1000엔 지폐(앞)과 미국 50달러 지폐. 로이터연합뉴스
환율 변동은 수출 기업의 이익에 결정적인 요인이다. ‘주식회사 일본’은 수출 중심 기업이 많은 탓에 엔화 가치가 오르면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통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짚었다.

신문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동안 연간 평균 엔·달러 환율과 전년도를 비교해보니 엔화 가치가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11년이다. 이 기간 일본 상장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익이 감소한 시기는 1999년과 2008년, 2011년으로 세 번에 그쳤다. 기업들이 다양한 노력으로 엔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한 덕분이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원자재를 현지 조달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줄였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의 미국 내 생산량은 지난해 약 380만 대로 30년 전보다 10배 늘었으며 지금도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 이뤄지고 있다.

외환 관리 노력도 엔화 가치 상승의 타격을 최소화했다. 소니는 수출로 얻은 외화와 수입에서 발생하는 외화 결제를 동일한 통화로 상쇄하는 기술을 2000년 이후 본격 도입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판매로 얻은 달러를 다른 부품 구매에 쓰는 식이다. 소니는 영국 런던에 그룹 내 외환 및 자금 관리를 일원화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도쿄일렉트론은 환율 위험을 배제하기 위해 아예 엔화로 결제한다. 회사 측은 “일부 해외 현지 사업의 달러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것을 엔화로 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위험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 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비제조업 중심으로 변하는 점도 엔화 강세로 인한 시름을 덜게 했다. 일본 경제는 2009년 3분기 이후 비제조업이 제조업을 웃돌고 있다. 내년 3분기 금융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이익은 26조 엔(약 255조8800억 원)으로 전망되며 이는 제조업의 24조 엔보다 많다.

일본 기업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강세와 씨름해오면서 각자의 생존 방법을 찾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양한 기업이 엔고의 부정적 요인을 흡수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로 관세 인상이 예상되면서 공급망을 재구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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