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티센크루프는 회사를 엘리베이터와 자동차 부품 등 산업기계와 철강 사업 등 소재 부문으로 나눌 계획이다. 소재 회사는 인도 타타철강의 유럽 사업과 통합하기로 했다.
분사 이후 새롭게 탄생할 양사는 증시 상장을 유지한 채 내년부터 2020년 봄을 목표로 계획을 시행한다. 티센크루프 측은 분할을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향상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분사는 30일 열리는 감사위원회에서 정식 확정된다. 기계 부문은 ‘티센크루프인더스트리얼즈’, 소재 부문은 ‘티센크루프머테리얼즈’로 각각 사명을 바꾼다. 티센과 크루프가 20년 전 합병한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티센크루프인더스트리얼즈는 엘리베이터 외에도 베어링 등을 제외한 자동차 부품, 생산 설비 등을 포함하게 된다. 연 매출액 약 160억 유로(약 21조 원) 정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티센크루프머테리얼즈는 타타철강과 각각 주식 50%씩을 갖고, 철강 이외 스테인리스, 잠수함 부문 등을 포함한다. 연 매출은 18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티센크루프는 유럽에서 철강 부문 최고 수준으로 오랫동안 복합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주 철강 사업을 철수했고, 유럽 철강 사업도 타타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스웨덴 펀드 세비언캐피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주 가치를 향상하라고 경영진을 압박했다.
7월에는 하인리히 히싱어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사임하고 울리히 레너 의장까지 자리를 떠나면서 리더십 공백까지 생겼다. 레너 전 의장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회사를 해체하려 든다”며 “사임을 강요하기 위해 고위 간부를 정신병자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엘리엇은 비난을 강력히 부인했다.
올여름 최고재무책임자(CFO)에서 CEO로 승진한 귀도 커코프는 새로운 전략보다 회사의 안정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영향력을 발휘해 중앙 집중적인 구조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번 분사 결정을 내린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티센크루프 측은 성명을 내고 “새로운 구조를 통해 사업을 발전시키고 강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케빈캐피털의 라스 푀어베르그 CEO는 “티센크루프의 새로운 구조는 주요 당사자들 사이에 나타난 사고의 전환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푀어베르그는 “이번 변화가 티센크루프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회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업체를 팔면서 스스로를 강화했지만, 이제 중요한 건 비즈니스의 성공이다. 이것이 새로운 구조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