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근 반세기 동안 ‘원조 편의점 왕국’ 자리를 지킨 일본을 제치고 새로운 경쟁의 장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체인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에 있는 편의점 점포 수는 전년보다 1만2000개가 늘어난 10만6000개로, 시장 규모는 1905억 위안(약 31조2743억 원)에 달했다. 게다가 일본 편의점 1곳 당 상권이 약 2000명 정도라면, 중국은 출점 경쟁이 상당한 상하이에서도 3200여 명이라 신규 출점의 여지가 여전히 높다. 커다란 마트가 적거나 없는 지방 소도시로도 침투할 여력이 많다. 중국 최대 편의점 업체 메이이자(美宜佳)는 지방 각지를 포함해 중국 전역에 지난해에만 2300여 곳의 신점을 열었다.
이 때문에 일본 편의점 대기업도 중국에 대량 출점 계획을 세우고 있다. 로손은 올해 중국에서 800곳을 열고, 훼미리마트는 300점, 세븐일레븐도 200점을 출점하기로 했다.
이제 중국 편의점 체인업계는 ‘무인’과 ‘AI’ 등 최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질적인 전환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연 ‘젠24’ 무인 편의점은 손님이 스마트폰에 얼굴을 등록하면 출입구에서 자동 결제가 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폰에 알리페이 등 전자결제 앱을 깔아 얼굴을 등록하고, 편의점에 들어갈 때 스마트폰을 들고 지나가면 된다. 이후 구매할 물품들을 챙겨 나갈 때 스마트폰을 출구에 들어 보이면 카메라가 상품을 인식해 자동으로 결제한다.
이런 무인화 기술은 인건비 상승과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뛰어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고장이 빈번하다는 점이다. 무인 편의점은 IT 시스템이 안전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도난 사고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JD닷컴도 연내 무인 편의점 500곳을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까지 출점한 곳은 20개 점포에 불과하다.
또 다른 문제는 ‘무인’을 우선시한 나머지 진열하는 상품은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는 내셔널 브랜드(NB)가 대부분이다.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자체 브랜드(PB)를 확충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편의점 업계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PB 전략을 따라가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