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환자실 원격 진료 시스템 구축한다…의료비 절감·치료 수준 향상 노려

의료비 40억 엔 절감 기대

일본이 중환자실(ICU)과 병원을 연결해 원격 진료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는 원격 진료 시스템 도입 후 40억 엔(약 401억 원)이 넘는 의료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중환자실 원격 진료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자 진료 기록 카드 등 환자의 상태를 핵심 시설로 보내 전문 의료인의 원격 진료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요 대학 병원이나 주요 병원이 핵심 시설로 지정된다.

중환자실 관리는 모든 국가의 공통적인 골칫거리다. 고령화와 성인병 증가로 중증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병원이 종합병원 수준의 인력과 장비를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은 중환자실 수준 향상이 시급하다.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환자실 병상 수는 6500개였던 반면 전문의는 2016년 기준으로 1400여 명이었다. 신문은 앞으로 고령화로 중증 환자가 늘어날 것이지만 전문의를 모든 중환자실에 충분히 배치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네트워크를 통해 전문 의료진이 지역 병원과 연계돼 대처방법을 지시하고 웹 카메라로 환자의 상태를 살필 수 있다면 문제가 일부 해결될 수 있다.

후생노동성이 보급하려는 시스템은 ‘텔레-ICU(tele-ICU)’라는 이름이 붙은 원격 진료 시스템이다. 일본에서는 쇼와 대학병원이 최초로 시스템을 적용했다. 후생노동성은 내년까지 네트워크 구축 등에 5억5000만 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도입 첫해에는 대학병원 등 핵심 시설 조성이 중점 사업이 될 전망이다.

원격 진료가 정착되면 의사의 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의료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원격 진료 시스템 도입 이후 야간 입원 환자의 사망률이 16.1%에서 12.7%로 감소했다. 신문은 상주 의사가 적은 밤에도 원격 진료로 빠른 대처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자의 입원 기간도 14.3일에서 9.6일로 짧아졌다.

원격 의료 시스템의 의료비 절감 효과도 클 전망이다. 2015년 일본 국민 의료비는 42.4조 엔으로 2010년보다 5조 엔이 증가했다. 앞으로도 고령화로 인해 의료비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 후생노동성은 스마트폰 원격 진료에 대한 보험을 적용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효율화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입원 비용이 의료비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입원 기간이 짧아지면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