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2022년까지 산업용 전력, 2025년까지는 가정용 전력 구매 가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태양광 발전 비용을 전기 요금에 붙여 소비자가 부담했지만, 비용을 덜어 태양광 전력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올해 전기 요금에 가산된 태양광 발전 비용은 2조4000억 엔(약 24조2500억 원)에 달했다. 2030년에는 3조1000억 엔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전력 가격 인하를 위해 재생 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FIT·고정가격매입제도)를 개정한다. FIT란 신재생 에너지 발전으로 공급한 전력 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기준 가격보다 낮으면 발전사업자에 그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재생에너지는 화력이나 수력 발전보다 전력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정부가 재생 에너지 전력을 높은 가격으로 장기간 구매해 발전사업자가 손해를 보지 않게 막는 것이다. 그동안 FIT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도움을 줬으나 사업자의 비용 절감 노력을 막아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경제산업성은 입찰 제도를 이용해 매입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입찰 제도에서는 발전사업자가 정부의 상한선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가을 실시한 첫 입찰에서는 총 9건이 성사돼 1킬로와트(kWh)당 17엔 수준에서 거래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년 FIT 가격인 24엔보다 낮아 입찰 제도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입찰 대상을 현행 2000kW에서 이르면 내년까지 50kW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일본 정부는 2022년이면 기업용 태양광 전력 구매 가격을 1kWh당 8엔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올해는 입찰이 이뤄지지 않아 18엔으로 결정됐다. 가정용 태양광 전력 구매 가격은 11엔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경제 산업성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최대 24%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전력 구매 가격을 급격하게 인하하면 발전사업자들이 위축될 위험이 있다. 신문은 발전사업자가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입하기 쉽도록 효율적인 송전 기술을 개발하는 등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