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나 공군의 별(star), 즉 장성(將星)들에 대한 호칭은 장군인데 해군 장성에게는 제독 혹은 도독이라는 호칭을 적잖게 사용한다. 영국의 넬슨 제독이 그러한 예이고 우리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도 더러 제독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가 하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함께 작전을 펼친 명나라의 장군 진린(陳璘, 1543~1607)에게는 도독이라는 호칭을 쓰기도 한다.
제독(提督)은 중국 청나라 때 둔 ‘수사제독(水師提督)’이라는 관직명에서 유래한 말이다. ‘수사(水師)’의 ‘師’는 ‘스승’이 아니라 ‘군대’라는 뜻이다. 따라서 수사는 수군, 즉 해군이라는 뜻이다. 제독의 각 글자는 ‘이끌 제’, ‘감독할 독’이라고 훈독하며 ‘이끌어 가기도 하고 감독하기도 하는 직위’를 이르는 말이다. 즉 지휘관이라는 뜻이다.
청나라 말기에 외세가 밀려오자, 외국 함대를 막을 해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 러시아의 남하와 일본의 북상을 막기 위해 북양수사제독(北洋水師提督)을 두었고,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 서양 함대를 막을 양으로 복건수사제독(福建水師提督), 광동수사제독(廣東水師提督)을 배치했으며, 장강(長江)을 타고 오르는 외국 함대를 저지하기 위해 장강수사제독(長江水師提督)을 두었다.
이때부터 해군 지휘관을 제독이라고 불렀는데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해군 장성을 제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청나라 군제임을 상기한다면 굳이 제독이라는 칭호를 사용할 필요 없이 육·해·공군 모두 동일하게 장군이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도독은 앞서 말한 명나라 장군 진린의 직위가 ‘도독(都督)’이었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과 함께 그를 거론할 때 사용했던 용어가 우리 사회에 정착한 것이다. 여수의 섬마을에는 진린을 기리는 ‘도독 마을’이 있다고 한다. 기리는 명분을 뚜렷하게 잘 찾아야 아름다운 기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