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中중추절 연휴 앞두고 '메르스' 공포에 유통·관광업계 초비상

입력 2018-09-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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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다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유통·관광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2015년 첫 발생 당시 겪은 최악의 내수 부진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7일 쿠웨이트에서 귀국한 A(61) 씨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A 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외국인 115명 중 현재 50여 명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메르스가 처음 발생했던 2015년 5월 이후 국내 소비와 가계의 체감경기는 급속히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2015년 11월 발행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망자가 처음 발생해 공포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업태별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 각각 12.6%, 14.7% 감소했다. 반면 인터넷 쇼핑을 포함한 무점포 소매는 7.2% 증가해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확연히 드러났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는 그해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렸으며, 메르스로 인한 한국 관광산업 피해 규모는 최대 3조4000억 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실물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3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비상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자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점포와 본사 차원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상황실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매장 내에 손 세정제 비치, 쇼핑 카트 소독 등 기본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추석(22~26일) 연휴, 중국 중추절(22~24일)과 국경절(10월 1~7일) 연휴, 코리아세일페스타(28~10월 7일) 등 줄줄이 대목을 앞두고 있는 호텔·관광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메르스가 발생했던 2015년 6월 통계청의 서비스업 생산지수에 따르면 숙박·음식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0.2% 줄어들었다. 2015년 5월 133만 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6월에 전월 대비 41% 감소한 75만 명, 7월엔 53.5% 감소한 63만 명으로 급전직하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액 역시 그해 5월 기준 8억1000만 달러(약 9145억 원)에서 6월과 7월 모두 4억 달러 선으로 반토막 났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숙박과 음식의 경우 내국인 이용객 감소 외에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 따른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당시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8월에도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이 더뎠던 터라 관련 업계의 고민이 크다. 호텔·관광업계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준비하며 메르스 환자의 확산 여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한편 명절 연휴를 앞두고 지자체에서도 메르스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족 대이동으로 메르스 확산 가능성과 소비 불안심리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10일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 및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과 영상회의를 열어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시의 경우 2차 감염 피해 방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의사회, 감염학회, 상급종합병원, 시립병원, 수도권 방위사령부 등 총 30개 기관이 감염병에 빈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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