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도 “평양 함께가자”…방북단 명단에 ‘촉각’

입력 2018-09-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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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경제인들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을 요청하면서 방북 수행단 명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단체 대표와 재벌 그룹 총수 등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상당수 방북단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재계 관계자는 “과거 1·2차 남북회담 당시 방북단 규모와 구성을 고려하면 이번 방북단에 경제·사회·문화계 인사는 40∼50명 정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각보다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성향을 고려할 때 중견·중소기업 대표들도 방북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6월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손병두 부회장,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원호 부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 3명이 방북했다. 기업인으로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길승 SK그룹 회장,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등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포함됐다.

2007년 10월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회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대표적인 재계 단체는 제외됐다. 대신 김기문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업종별 대표 12명이 함께 방북했다.

1, 2차 방북단 명단을 고려하면 경제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남북경협 사업의 대표 격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등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LG,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과 대북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두산,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GS그룹 등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인도 현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을 만난 바 있다. 이 부회장 대신 최근 삼성의 대외 얼굴 역할을 하는 윤부근 부회장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재계가 방북단 명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포함이 되든 안되든, 부담스러운 면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트에서 빠질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배제됐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 포함될 경우에도 혹시나 모를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하지만 대북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리스크 역시 큰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수출기업은 미국의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방북단 명단에서 빼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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