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이탈리아 1호점 내는 스타벅스...도미노피자에서 한 수 배웠다?

입력 2018-09-07 00:24 수정 2018-09-0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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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세계적인 식음료 업체라도 이탈리아 시장을 뚫기는 쉽지 않다. 자국 식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부심과 충성도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탈리아에 미국의 커피 전문점 체인 스타벅스가 드디어 1호점을 오픈한다. 6월 최고경영자 (CEO) 자리에서 물러난 하워드 슐츠가 커피 사업에 뛰어든 지 35년 만이다.

CNN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 1호점을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밀라노에 들어설 매장은 ‘리저브 로스터리’ 형태. 이곳은 매장 면적 2300㎡로, 시애틀과 중국 상하이 다음으로 크다. 이탈리아인들이 자주 가는 작은 카페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를 표방한다. 코르두시오 광장의 옛 우체국 건물에 있는 이 매장은 랜드마크인 라 스칼라 오페라하우스에서 걸어서 수 분 거리에 있다.

슐츠 명예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탈리아 진출에 성공한 감회를 밝혔다. 그는 “1983년에 처음으로 밀라노를 방문했을 때 현지 에스프레소 바에서 봤던 소통 감각, 바리스타와 손님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짜 인간 관계를 맺는 순간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그 길로 미국으로 돌아와 커피 전문점 사업을 준비했다는 것. 당시 주위 사람들은 미쳤다며 그를 말렸다고 한다.

사실,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가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에서 도전하기엔 다소 버거운 상황이다. 이탈리아 음식업연맹 (FIPE)에 따르면 이탈리아 곳곳에 있는 카페에서 연간 60억 잔의 커피가 팔린다. 이탈리아 이외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시장 진출에 신중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식음료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자니 포시스 이사는 “이탈리아에서는 스타벅스의 기존 전략이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며 “커피 문화의 차이는 간단히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탈리아 매장에서는 스타벅스의 전통적인 공식 메뉴 대신에 현지 시장 환경에 중점을 둔 메뉴들로 대체된다고 한다. 특히, 프라프치노는 메뉴에서 아예 빠진다.

포시스는 스타벅스가 도미노피자의 사례를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피자 체인 도미노 역시 스타벅스처럼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진출에 애를 먹었지만 틈새 시장을 공략해 안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80개국에 진출한 도미노이지만 이탈리아에는 2015년에야 첫 매장을 열었다. 밀가루에서부터 토마토소스와 치즈까지 모든 식재료를 순수 이탈리아산으로 쓰고, 대신에 조리만 자사의 노하우로 하는 조건이다.

도미노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피자를 한 달에 평균 7번 먹는다. 도미노 피자 중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마거리타 피자다. 이탈리아 소비자의 70%가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미노 국제본부의 리처드 앨리슨 사장은 “미국에 뿌리를 둔 피자 브랜드가 이탈리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탈리아는 피자 업계에서 인정받는 주요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성공할 경우 경쟁업체의 진입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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