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등 가상화폐 관련 기술이 누구라도 ‘취업 깡패’가 될 수 있는 만능열쇠로 뜨고 있다. 이전까지는 개발자 수요가 미국과 유럽에 집중됐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에서 블록체인 관련 직종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거래 시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지만 유통이나 전자 결제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언론까지 등장할 만큼 그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늘어난 것이다.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월터스의 조사 결과 지난해부터 아시아 시장에서 파이썬 언어를 다룰 수 있는 개발자 중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의 수가 50% 증가했다. 세계 최대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링크드인에 블록체인 직종을 검색하면 IBM 등 IT 대기업의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가상화폐 관련 직종 수요는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가격의 영향을 받는다. 취업 정보 회사 인디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상화폐가 오르면서 아시아 시장 내 관련 직종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가상화폐가 급락하자 비트코인 관련 직종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줄었다. 가상화폐 결제 스타트업 텐엑스를 설립한 줄리안 호스프는 “가상화폐가 오를 때는 사람들이 파도를 타야 한다는 생각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든다”며 “가치가 하락하면 사람들이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해 물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완전히 감정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한차례 열풍이 불었던 유럽과 미국을 지나 아시아에서도 관련 직종 수요가 급증했다. 저스틴 차우 컴벌랜드 아시아 개발 팀장은 “지난 3~6개월간 점점 더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관련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 과열을 우려해 거래사이트를 폐쇄하고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블록체인 기술을 향한 중국의 열기는 뜨겁다. 웨인 주 NEO글로벌캐피털 창립자는 “2월 이후 중국에서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은행 출신의 인재들이 대거 유입됐다”며 “아시아와 중국의 인재들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조금 늦었다”고 설명했다. CNBC는 중국 금융 전문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보인 것은 까다로운 기업공개(IPO) 등 자국의 사업환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라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존 멀럴리 로버트월터스 금융서비스 담당자는 “많은 사람이 개발자의 자리에 걸맞은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재 유입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진다는 특징도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엘프의 주링 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입사한 사람 중에는 금융 전문가뿐 아니라 마케팅과 홍보 전문가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