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AI 플랫폼] 운전하다 졸리면 댄스뮤직 ‘큐’…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AI

입력 2018-08-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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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AI플랫폼 ‘확장성’ 초점… KT 지니뮤직 ‘인텔리전스 큐레이션’…SKT는 서비스 고도화 ‘B tv×누구’

국내에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모습을 드러낸 지 2년이 흘렀다. 출시 초기에는 날씨나 기온을 알려주거나 음악재생, TV 켜고 끄기 같은 단순한 명령어를 인식하는 데 그쳤다. 국내 AI 플랫폼 선도사업자인 이동통신사들은 ‘확장성’에 초점을 두고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피커나 TV 기능을 넘어 자동차, 금융, 숙박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시킨 AI 종합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람의 감정을 읽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화한 AI 서비스도 등장할 정도다.

KT는 지난달 22일 음악플랫폼 ‘지니뮤직’ 기자간담회에서 ‘인텔리전스 큐레이션’ 서비스 도입을 밝혔다. 이 서비스는 빅데이터, AI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음악을 추천하는 것이다. 기존 큐레이션 서비스가 사용자 위치, 날씨 등 이용 상황을 기반으로 했다면 인텔리전스 큐레이션은 취향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의 감정 상태를 읽어 적재적소에 맞추는 보다 고도화된 음악 추천 서비스다. 전체 가입자 개인의 취향을 세분화한 다음 비슷한 사람들끼리 분류해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지니뮤직은 차량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적용한다. 국내외 완성차업체와 협업을 바탕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서비스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IVI 지니 서비스는 차량의 통신제어장치를 통해 도로상황, 운행정보는 물론 탑승자의 음악적 취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음악을 제공하는 공감형 AI 서비스다. 예컨대 차량 정체나 장시간 운전으로 운전자가 피로감을 느낄 때는 운전자가 즐겨 듣던 노래 중 경쾌한 노래를 큐레이션해 블랙핑크의 ‘뚜두뚜두’와 ‘휘파람’ 같은 노래를 재생해준다.

KT는 AI 플랫폼 기가지니를 ‘AI 홈 비서 서비스’로 명명하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음성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IoT, 집에서 간편하게 금융 거래하는 카우치 뱅킹, AI 쇼핑(O2O),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 홈’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주거 환경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같은 대단지나 호텔 등에 숙박업소로 확장하고 있다.

기가지니는 아파트, 호텔에 이어 자동차에도 적용됐다. 7월 말 집안에서 편리하게 음성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홈투카(Home to Car) 서비스를 출시했다. 홈투카는 KT 기가지니의 AI 및 음성인식 기술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커넥티드카 기술이 접목해 완성됐다. 음성명령만으로 원격 온도 설정, 문 잠금, 비상등·경적 켜기, 전기차 충전 등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2016년 9월 국내에 최초로 AI 스피커 ‘누구’를 공개한 SK텔레콤도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커머스(11번가) △IPTV(B tv) △교통정보(T맵) 등 30여 가지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선보인 셋톱박스형 누구인 ‘B tv × NUGU(누구)’는 AI 서비스를 고도화했다는 평이다. B tv × 누구는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음성검색 기능을 집중적으로 고도화해 업계 최초로 8중 복합 조건(인물, 국가, 장르, 연도, 화질, 가격, 최신, 관객)으로 콘텐츠 음성검색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8개까지 조건검색어를 조합하기 때문에 더 세밀한 검색이 가능하다. 검색 결과 중에서 원하는 콘텐츠가 나올 때까지 연속으로 추가 검색할 수 있다.

예컨대 영화 제목이나 장르를 몰라도 어떤 배우가 나왔는지만 기억하면 해당 영화를 찾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영역의 확대를 통해 실사용자의 확보 및 음성 데이터의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의 사용이 공간과 시간의 한계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의점과 호텔에 AI 서비스를 적용하기도 했다. B2C(개인 소비자)에 치우쳐 있던 AI 사업을 기업(B2B)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9일 누구를 비스타 워커힐 서울 44개 객실에 적용해 이용 고객에게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전체 객실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AI 누구의 비스타 워커힐 서울 객실 적용은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오픈 플랫폼 베타 버전을 활용한 것이다. 지난달 초 24시간 편의점 ‘씨유(CU)’에 적용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객실에 설치된 ‘누구’를 통해 고객들은 객실의 조명, 커튼, 온도설정 및 게스트 서비스 설정 등을 음성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며, 입실할 때는 AI가 들려주는 웰컴 음악을 듣게 된다. 더불어 실내 수영장, 셔틀버스 등의 호텔 내 시설정보들과 체크아웃 시간, 조식 시간 등 호텔 이용에 필요한 정보들도 음성명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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