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캐피사 최고경영자(CEO) 오찬 간담회가 31일 진행됐다. 지난달 증권사 사장단과 은행장 간담회에 이어 세 번째다.
윤 원장과 10개 캐피탈사 최고경영진,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만나 한 시간 30분가량 오찬 회동을 이어갔다. 금감원에선 윤 원장과 함께 윤창의 부원장보와 김동궁 여신금융감독국장,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 등이 배석했다.
윤 원장과 캐피탈사 경영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 인식을 공유하고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업계 현안과 발전방향 등을 논의했다.
윤 원장은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서민이나 취약계층을 보듬고 생계가 어려운 자영업자에게 합리적인 금리 수준의 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여전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에서 논란이 된 금리산정 체계와 관련해서도 “(캐피탈사의) 투명하고 공정한 금리 산정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금리산정체계에 합리성이 결여됐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캐피탈사의 가계대출 확대에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여전사의 가계대출은 카드사를 포함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우리 경제와 여전사의 건전성에도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번 오찬 간담회는 윤 원장 취임 이후 여신금융권과의 첫 만남이라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하지만, 업계는 윤 원장과 공식 대면 자리인 만큼 업계 주요 현안을 적극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업계가) 계속 요구해온 부동산 리스 취급범위 확대와 보험대리점 업무 허용 등이 직접 건의되지 않겠느냐"며 "특히, 보험대리점 업무는 현재 은행을 포함해 카드사까지 보험 영업이 가능한데 캐피탈사는 보험 영업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르면 캐피탈사가 보험대리점 업무 등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카드사의 보험 영업 역시 여전법에 따라 이뤄진다. 하지만, 보험대리점 영업 관련 사항을 정한 보험법 91조에 의해 캐피탈사의 보험대리점 영업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동차 할부금융업을 주된 업무로 삼는 캐피탈사가 보험 대리점 영업 승인을 받을 경우, 자동차보험 판매 등의 연계 수익 확장을 노릴 수 있다.
부동산 리스 취급범위 확대는 현재 캐피탈사가 세금 문제와 취급제한 문제로 사실상 취급이 불가능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세제 혜택 지원이 이뤄지면 캐피탈 업계의 재무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