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 대기업 파나소닉이 오는 10월 유럽 본사를 영국 런던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29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로랑 아바디 파나소닉 유럽법인 최고경영자(CEO)가 이런 방침을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아바디 CEO는 “영국이 법인세를 내리면 일본에서 조세회피처로 간주될 수 있다”며 “이에 우리는 15개월 전부터 이전을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016년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로 방향이 결정된 이후 기업들의 이탈을 막고자 당시 20%였던 법인세율을 순차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파나소닉에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법인세가 크게 줄어들면 영국이 조세회피처로 간주돼 일본으로부터 관련 세제 적용으로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할 위험이 있다.
거점을 유럽 대륙으로 옮겨 사람이나 물품의 왕래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파나소닉 유럽 본사 규모는 작다. 독일이나 스페인 등으로 기능이 분산돼 런던에서는 불과 20~30명 정도만 근무하고 있다. 이중 투자자관계(IR) 부문만 남기고 재무와 감사를 담당하는 10~20명이 네덜란드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러나 일본에서 브렉시트에 대응, 유럽 본사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은 금융사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제조업 대기업은 드물었다는 점에서 파나소닉의 조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