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CJ헬로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에 돌입했다”며 “딜라이브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다른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헬로는 실사를 통해 딜라이브의 유료 가입자 수와 시설 등을 평가한 뒤 본격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CJ헬로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13.1%로, 인터넷TV와 위성방송을 모두 보유한 KT(30.5%), SK브로드밴드(13.7%)에 이어 3위다.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해 업계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이번 인수는 CJ헬로를 이끄는 변동식 대표가 그동안 추구했던 공격적 경영전략과 맞물려 있다. 2008년 5월부터 CJ헬로비전(옛 CJ헬로)을 이끌었던 변 대표는 2013년 CJ오쇼핑 대표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후 3년 만인 2016년 8월 CJ헬로비전으로 복귀했다. 변 대표는 2008년 당시 ‘CJ케이블넷’이라는 사명을 CJ헬로비전으로 바꿨으며 취임과 동시에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고 M&A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자 신성장추진실과 사업협력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변 대표는 지난해 10월 9년 만에 자신이 만들었던 회사 이름을 또 한번 바꾸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자 지난해 SK텔레콤과의 M&A 불발로 인한 이미지 실추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였다.
다만 이번 M&A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딜라이브의 가격이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 딜라이브 가격은 1조3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업계에서는pH M&A를 성사시킬 수 없는 가격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규모가 약 1조 원이었다. 케이블 시장 3위인 딜라이브가 1위인 CJ헬로보다 가치가 높게 책정된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가격을 얼마나 낮추느냐에 M&A 성사 여부가 달렸다.
일각에선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해 몸값을 키운 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CJ그룹은 수년 전 CJ헬로를 SK텔레콤에 매각하려다 실패했다. 최근 CJ헬로의 대주주인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며 ‘CJ ENM’으로 재출범한 시점인 만큼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과 통신 사업을 하는 CJ헬로를 매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 초 CJ헬로는 LG유플러스에 매각을 추진하다 언론에 노출되면서 협상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답변공시 요구에 “당사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CJ헬로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