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등 이통사들이 콘텐츠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매년 감소하는 무선수익을 상쇄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2분기 이통 3사의 무선 매출은 5조6265억 원으로 전년보다 4.1% 줄었다. 수익의 질을 나타내는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평균 3만2581원으로 1년 전보다 7.1%, 전 분기보다 1.9% 감소했다.
이에 따라 KT는 디지털음원 시장을, SK텔레콤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시장을 노린다.
KT는 지난달 시장 2위인 지니뮤직 사업 강화를 위해 CJ디지털뮤직을 흡수합병했다. 이로써 지니뮤직 주주에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CJ E&M까지 합세했다. 이들 3사는 수 년째 국내 음원시장을 독점해온 멜론에 대항해 디지털음원시장 1위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KT는 디지털음원시장 공략을 위해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니뮤직의 중장기 사업의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M&A 이후 첫 간담회로,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B2C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뮤직은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 2대 주주인 이동통신사 기반의 음원 서비스 플랫폼이지만, 카카오가 운영하는 멜론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카카오M의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10년 연속(지난해 기준) 온라인 음원서비스 1위를 기록했으며, 가입자는 현재 465만 명으로 알려졌다. 지니뮤직(250만 명)과 CJ디지털뮤직(60만 명)은 이번 합병으로 가입자 수가 310만 명까지 늘어나 멜론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B2B 사업에도 집중한다.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과의 합병 이후 국내 B2B 음악 유통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지니뮤직의 올해 상반기 B2B 음원 유통 점유율은 10%내외였으나 합병 후 CJ ENM 음원 및 음반 유통을 전담하게 되면 35%까지 높아진다. 이는 종전 B2B 음원유통시장 1위 업체인 카카오M의 음원유통점유율 33%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랜드밴드의 ‘옥수수’ 분할을 추진, 탈통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13일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부 분할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선 옥수수 사업 분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옥수수 가입자는 2분기 기준 91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월간 사용자수 역시 23% 늘어난 626만 명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 30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미디어 사업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옥수수 분할을 검토하는 이유는 동영상 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IPTV 서비스와 함께 운용하고 있지만, 별도 사업으로 분할할 경우 전용 및 유료 서비스를 적용하기 수월해진다. 또 옥수수를 분할해 SK텔레콤의 자회사로 두는 게 사업자금 동원 등 앞으로 사업 전략 수립에서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