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단계 기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나가려면 혁신자본을 공급하는 일이 중요하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출입기자 하계 간담회에서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에 혁신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창업 초기의 벤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자금이 필요한 중견기업을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회장은 "더 큰 성장을 위해 혁신자본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 정부의 제도적 공백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면서 "이 부분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자본시장이 성장성 있는 기업을 유니콘 기업(창업 10년 내 기업가치 1조 원인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역할과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자본을 공급하는 '이노베이션 팀 코리아' 신설을 제안했다. 권 회장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 내셔널 프로젝트(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차원으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를 예를 들었다. 그는 "손정의 회장이 2016년 만든 110조 규모의 비전펀드는 이미 50% 이상의 자금이 투자됐다"면서 "한 회사에 투자되는 금액이 작게는 1조 원, 크게는 30조 원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그 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권 회장은 "중국과 인도의 경우에는 국가 차원에서 얼리 스테이지(초기)의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기술진흥원, 엔젤투자협회, 산업단지공단 등 혁신관련 유관기관과 가능성이 있는 것부터 협력채널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가능성 있는 기업을 추천해 자본과 연결하는 기본적인 일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여권) 도입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권 회장은 "룩셈부르크는 유럽의 작은 나라지만 펀드 패스포트가 도입되면서 펀드 등록 간편해지는 것은 물론 법무 회계 감독당국 서비스 빨라지고 몇 만명의 고용 창출 이뤄냈다"면서 "우리나라도 비슷한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는 지 관계 당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자본시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와 관련해서도 협회 차원의 모범규준 정비 방침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신뢰의 문제이므로 협회, 회원사, 금융감독원이 따로 생각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8월 말이나 9월초쯤 협회 나름의 모범규준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