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음주운전 처벌 과거 숨긴 군인, 명예전역 대상 아냐"

입력 2018-08-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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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전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분 받은 사실을 숨긴 군인을 명예전역 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예비역 중령 박모 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낸 명예전역 비선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소급효 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는 박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씨는 국방부가 24년 전의 일을 문제 삼아 명예 전역수당 등 자진 전역한 군인으로서 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를 박탈했다고 주장하지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 복무 기간 전반에 있었던 제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명예전역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한다"며 "국방부가 소급효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재판부는 국방부가 박 씨에 대한 처분서에 실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예산 부족'이라고 적은 것에 대해 "행정 절차를 위반했다"면서도 처분을 취소할 만큼 중대한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하는 것은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가 행정 구제 절차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박 씨는 국방부 처분에 불복하는 과정에서 처분의 실제 사유에 대해 다툰 적이 있기 때문에 어떤 근거와 이유로 명예전역 대상에서 제외됐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박 씨가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1989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박 씨는 1993년 2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소속 부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후 박 씨는 지난해 국방부에 명예전역을 신청했으나 심사 결과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박 씨는 결과에 불복해 국방부를 상대로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중앙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는 "과거 형사처분을 받은 것이 군인으로서 명예롭지 못한 행동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박 씨는 국방부를 상대로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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