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인터넷 금융사 중 약 330건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으며 금액상으로는 최소 300억 위안(약 4조9236억 원)에 이른다고 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인터넷 금융은 ‘피어투피어(P2P·Peer-To-Peer) 금융’으로도 불리며 인터넷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편리성과 높은 이자에 중국에서 최근 수년간 급속히 확산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까지 올해 파산한 인터넷 금융 대기업의 디폴트 금액을 집계한 결과 230억 위안에 달했으며 소규모 사업자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300억 위안을 넘는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부채 감축 정책이 그 배경에 있다. 중국 공산당은 7월 말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여전히 시진핑 정부는 과잉 채무를 줄이는 ‘디레버리지’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융자처를 상세히 조사하도록 지시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과 지방 공기업 일부가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인터넷 금융사들의 80%는 투자자 자금과 기업 운영 자금을 분리해 관리하지 않는 등 방만한 경영으로 이런 디레버리지 정책에 대한 부담감이 급증하고 있다.
다른 금융 부문도 디폴트의 수렁에서 고전하고 있다. 주로 부유층이 투자하는 펀드상품과 자산관리상품(WMP)에서도 원금과 이자 지급액 지연이 속출하고 있어 디폴트 규모가 120억 위안 정도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이들 상품의 디폴트 금액이 10억~20억 위안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디폴트가 전년보다 10배 이상 커지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인터넷 금융과 달리 WMP는 주로 국영기업 회사채와 지방정부 개발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뒤에 있는 프로젝트에도 디폴트가 일어난 것은 그만큼 중국 지도부의 부채 감축 의지가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문제는 디폴트 급증이 증시 부진과 개인투자자들의 시위 등 사회 불안정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의욕을 잃으면서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서쪽으로 약 3km 떨어진 금융가는 최근 수일간 삼엄한 경비가 깔렸다. 전날 인터넷 금융사 디폴트에 피해를 봤던 개인투자자들이 시위를 벌일 수도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면서 현지 경찰이 이런 경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절강성 항저우시에서 투자자들의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