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겸임연구위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저신뢰 각자도생 사회의 치유를 위한 교육의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사회자본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해 빈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자본은 신뢰나 협력, 연대 등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생기는 무형의 자본이다.
김 연구위원이 인용한 세계가치관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대인(對人) 신뢰 비율은 1981~1984년 38%에서 2010~2014년 27%로 하락했다.
교육수준 상승에 따른 사회적 신뢰의 상승 폭도 낮았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교육 연수가 1년 늘 때마다 사회적 신뢰 정도(5점 만점)가 각각 0.132점, 0.126점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0.021로 상승 폭이 이들 국가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교육이 사회적 신뢰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같은 이유로 대학생들의 인식도 비슷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해 자신의 연구를 활용, 한국 대학생의 다른 사람의 고용 유지를 위한 비용 분담 의사가 중국이나 일본, 미국 대학생보다 낮다는 결론을 얻었다. 기부 의사도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낮았다. 김 연구위원은 이런 사회자본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고용 충격을 사회적 연대의식으로 완충하는 데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수행한 실험을 언급하며 교육방식 개선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조별 토론과 프로젝트가 많은 수업을 들은 학생의 사회자본이 강의 위주의 수업을 들은 학생보다 사회자본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실험에서는 참여가 많은 수업을 들은 학생일수록 친구 연결망이 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인식도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교수나 수업을 같이 듣는 동료에 대한 믿음 역시 더 강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회자본은 경제자본이나 인적자본보다 훨씬 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 성장 잠재율이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인데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사회자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이 중심이 되고 수평적이고 참여적인 수업은 교육적 목적을 넘어서서 사회자본 함양 효과까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