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만 해도 지수 3000시대를 바라보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은 물론 기업 실적 부진 등 대내외 요인들의 영향으로 그야말로 무섭게 내려앉았다. 거래대금은 10조 원 이하로 떨어졌으며,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도 글로벌 시장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지수 1000을 바라보던 코스닥 역시 마찬가지다. 900선은 물론 800선도 붕괴돼 버렸다. 그나마 최근 바이오주 반등 덕분에 서서히 80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코스닥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가 올 들어 잇단 악재에 시달리며 무섭게 고꾸라져 이를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투자자의 90%에 달하는 개미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미투자자들은 작은 이슈에도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근거없는 루머에도 부화뇌동(附和雷同)하기 쉽다.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더라도 “OO이 유망하다”는 루머만 살짝 돌아도 불나방처럼 떼를 지어 달려드는 개미투자자들은 설상가상으로 ‘몰빵’을 하기도 한다.
대박을 터뜨리는 개미투자자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지만, 모든 개미들은 주인공을 꿈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3개월간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 대부분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며 곤두박질쳤다. 그러다 보니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당수 종목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집중투자를 한 개미투자자들은 쪽빡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침착해야 한다. 너무나도 뻔한 얘기지만 이것이 정석이다. 기자의 말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조언이기도 하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요즘 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개미들을 위해 “조류에 휩쓸려서 부화뇌동하지 마라”, “인내심을 가져야 기회가 찾아온다”, “자제력은 성공의 초석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알라”라고 조언했다. 또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 역시 살아생전에 “부화뇌동하지 마라”, “인내심을 가져라”라는 투자 원칙을 항상 강조했다.
사실상 말이 쉽지 실천에 옮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닐 것이다. 눈앞에서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뚝뚝 떨어지고 주변에서 이러쿵저러쿵 대박 종목에 대해 호언장담하는데, 그 상황에서 부화뇌동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투자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어려울수록 워런 버핏과 앙드레 코스톨라니 등 세계적인 천재 투자자들의 식상하지만 반복해서 강조하는 원리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 이것도 어려우면 최소한 ‘몰빵’보다는 ‘분산투자’도 있지 않은가. 이 역시 워런 버핏이 항상 강조하는 말 아닌가.
주식시장은 마치 백조의 호수처럼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미친 듯이 발길질을 하고 있는 수면 아래 모습처럼 보이지 않게 소용돌이치고 있음을 늘 염두에 두자. 인생이 장난이 아니듯, 인생을 걸고 하는 주식 투자도 정말 장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