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에서 GA와 방카슈랑스 등 비전속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50.9%로 48.7%인 전속설계사를 제쳤다. 비전속 채널 비중은 2015년 33.6%, 2016년 41.6%, 2017년 42.4% 등 매년 증가해왔다. 예보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새 회계제도(IFRS 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영업 경쟁이 심화하면서 비전속 채널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비전속채널 규모가 급성장하는 이유로 두 가지 정도를 꼽는다. 우선 생보사가 직접 고용하는 설계사를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를 운영하려면 점포, 관리직원 등 부수비용이 많이 든다“며 ”그런 부분을 효율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보험 시장에서 GA가 급성장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전속채널의 수수료는 전속채널보다 높다“면서도 ”워낙 보험 판매 채널에서 GA 시장이 커져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GA 소속 설계사 수는 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를 앞질렀다.
이처럼 수수료가 높은 비전속 채널 비중이 커지는 중에 생보사들의 보장성보험 신계약비는 2015년 6조6000억 원에서 작년 7조2000억 원으로 2년 새 6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초년도 보험료는 같은 기간 8조7000억 원에서 8조2000억 원으로 되레 줄었다.
이와 맞물려 초년도 보험료에서 신계약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 보장성보험의 초년도 보험료 대비 신계약비 비율은 89.6%였다. 보험사가 100만 원의 초년도 보험료를 받으면 그중 89만6000원이 계약비용으로 빠진다는 의미다. 2015년에는 75.9%였다. 3년 만에 14%포인트가량 증가한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보험사들의 사업비가 증가하게 되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이 “설계사들이 보험계약을 성사시킬 때 받는 수수료를 몇 년에 걸쳐 나눠 받도록 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원장의 말처럼 설계사 수수료를 장기간 나눠 지급하게 되면 신계약비는 지금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그만큼 보험료 인상 압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전속 채널 비중이 증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순 없다”면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