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00선 중심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횡보장세에서 수익을 얻는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지표가치총액은 18일 현재 8416억 원이다. 3000억 원 수준이던 연초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지표가치총액은 투자자들의 실제 종목 보유금액이다. 거래도 활발하다. 올 들어 TRUE 코스피 양매도 ETN의 누적 기준 거래대금은 18일 현재 6173억 원이다. 국내 전체 ETN을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이다.주요 투자 주체는 은행으로 435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양매도 전략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한다. 매달 옵션 만기일에 두 옵션을 매도하고 다음 옵션 만기일까지 코스피 200 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있으면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얻는다. 기초지수가 상승해야 성과를 올리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장이 하락해야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품과 구분된다.
이 같은 상품 특성이 최근 횡보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TRUE 코스피 양매도 ETN의 기간수익률은 2.63%다. 하반기도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낮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나 실적 기대감이 낮고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커버드콜 펀드가 숏감마형(변동성 매도) 상품시장에서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는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ETN을 중심으로 한 장이 펼쳐지고 있다”며 “은행 신탁계좌를 중심으로 개인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패시브 펀드매니저는 “개인들은 홍콩 H지수 등 변동성이 큰 상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 (양매도 ETN이)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최근처럼 횡보장세에서 홀로 선방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