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디즈니와 벌였던 21세기폭스 인수전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그동안 컴캐스트와 디즈니는 폭스의 영화와 TV스튜디오, 지역 스포츠채널을 포함해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의 지분 3분의 1 등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핵심 사업 분야를 놓고 인수가를 올리며 경쟁했다.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와 팀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머독 가문과 폭스가 그처럼 존경할만한 기업을 만들어낸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컴캐스트의 폭스 인수 포기는 6월부터 예견됐다. 디즈니가 인수가를 713억 달러(약 81조1394억 원)로 올리자 새로운 입찰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아이거 CEO는 컴캐스트의 인수 포기 소식을 듣고 “매우 기쁘다”며 “우리는 이제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적으로 회사를 통합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디즈니는 지난달 말 미국 법무부로부터 폭스 인수를 승인받아 본격적인 M&A를 위한 기반을 닦았다.
컴캐스트는 디즈니와의 경쟁을 포기하는 대신 스카이 인수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스카이의 지분 39%를 가진 21세기폭스는 2월부터 스카이 인수를 두고 컴캐스트와 경쟁해왔다. 컴캐스트는 11일 스카이의 기업가치를 340억 달러로 책정하면서 인수액을 주당 14.75파운드로 상향했다. 이는 같은날 폭스가 발표한 인수액보다 5% 높은 금액이었다. FT는 디즈니와 폭스가 스카이 인수를 위한 새로운 입찰가를 내놓을지 불분명하다고 전했고 영국의 BBC방송도 컴캐스트가 스카이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즈니와 컴캐스트가 각각 21세기폭스와 스카이를 가져가고 머독 가문도 대규모 인수전을 거치면서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높아져 모두 상당한 이득을 봤다고 WSJ는 평가했다. 디즈니는 폭스의 주요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인수하며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추진력을 얻을 알짜배기 콘텐츠를 확보했다. 컴캐스트는 스카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유료 TV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미국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미디어 M&A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뉴욕증시에서 이날 컴캐스트 주가는 2.6%, 디즈니는 1.3% 각각 상승했다. 반면 21세기폭스의 주가는 0.3% 하락했고 영국 런던증시에서 스카이의 주가는 1.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