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혁신성장을 실현하는 첫 번째 현장 행보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HIP)에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오랜 세월 의료기기의 사용을 기다려온 환우와 가족들을 더 깊이 좌절하게 한, 기가 막힌 사례들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윤리에 대한 부분이라면 더욱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며 “그러나 안전성이 확보되는 의료기기의 경우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의 벽을 대폭 낮추고, 시장진입을 위한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혁신기술을 의료현장에서 사람을 살리고 치유하는 데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 산업의 낡은 관행과 제도,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동안 의료기기는 개발보다 허가와 기술평가를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허가를 받기 위해 여러 정부 기관을 뛰어다녀야 하고, 기술평가를 받을 때 제품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고자 문 대통령은 △첨단 의료기기 신속한 시장 출시하도록 제도개선 △안정성이 확보된 의료기기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규제과정 예측 불가능 해소 △인허가 과정 원스톱 서비스 구축 등의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약속했다.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안전성이 확보된 체외진단 기기에 대해서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단계적으로는 사후평가로 전환하겠다”며 “혈액이나 소변을 이용해 질병과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체외진단기부터 제도를 도입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시장 진입에 1년 이상 소요되던 것이 80일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람 몸에 사용하지 않고 의사 진료 편의를 위한 기기는 식약처의 허가만 받으면 될 수 있도록 절차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어렵고 힘든 인허가 과정을 쉽게 만들겠다”며 “현재 의료기기의 허가, 신기술 평가,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식약처, 보건의료연구원, 심평원에서 따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3가지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문 대통령은 “기술개발부터 시장 출시와 보험 등재까지 규제절차의 전 과정을 전면 개방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바꾸겠다”며 “개발자가 직접 평가과정에 참여해 설명할 기회도 갖게 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전국에 ‘연구중심병원’을 늘리고, 그 안에 ‘산병협력단’을 설치해 산학협력단과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국산 의료기기의 성능을 개선하고, 외국 제품과 비교테스트를 할 수 있는 병원 테스트베드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며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재정적 기반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산업육성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을 제정하여 혁신적 의료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체외진단의료기기 개발을 활성화하겠다”며 “300억 원 이상 규모의 기술창업 펀드를 조성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규제혁신이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 규제혁신을 이뤄내면 다른 분야의 규제혁신도 활기를 띨 것이다”며 “우리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뚝 서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