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조너선 해스컬ㆍ스티언 웨스틀레이크, ‘자본없는 자본주의’

입력 2018-07-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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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 투자, 무형경제의 부상

영국의 학자인 조너선 해스컬과 스티언 웨스틀레이크가 쓴 ‘자본 없는 자본주의’는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용한 혁명을 다룬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인 해스컬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이고, 웨스틀레이크는 영국혁신재단인 네스타의 정책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이 책은 무형 경제의 시작을 알아채고 오랫동안 연구에 매진해 온 두 저자의 성과물이다. 자본주의의 성격이 변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삶과 산업의 부침, 그리고 부의 재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자본주의는 어떤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가. 유형에서 무형 투자로의 장기적 전환이 있었고, 이런 추세는 지금도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정책 입안자나 경제인이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전환 대부분은 기업의 대차대조표나 국가 회계에는 나타나고 있지 않아 제대로 알아차리거나 변화에 대해 적절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회계사와 통계학자들은 무형 자산의 지출을 투자가 아니라 일상 경비로 계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현상은 유형 투자는 둔화하고 있지만 무형 투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무형 투자가 유형 투자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영국의 경우엔 1990년대 말부터 무형 투자가 유형 투자를 추월했다.

이 책의 구성은 간결하다. 1부 ‘무형 경제의 부상’은 무형 투자가 기존의 유형 투자와 무엇이 다른가를 다룬다. ‘무형 자산의 4S’는 이 책의 뼈대에 해당하므로 독자들이 주의 깊게 이해해야 할 부분이다. 2부 ‘무형 경제의 부상이 미친 영향’은 무형 자산의 4가지 특징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다룬다. 최신 연구 결과에다 실증 자료들이 더해진 실용서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미주와 참고문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 30여 년간 투자의 본질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거침없이 부상해 온 종류의 투자는 아이디어, 지식, 예술적 콘텐츠, 소프트웨어, 브랜드 및 네트워크와 관계에 대한 투자 같은 무형 투자이다. 무형 투자는 4S의 특성이 있다. 4S는 확장성, 매몰성, 스필오버(파급), 그리고 시너지를 말한다.

스타벅스의 브랜드나 페이스북의 소프트웨어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무한하게 규모를 키울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다. 무형 자산은 유형 자산과 달리 동시에 여러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형 자산은 일단 투자하고 나면 매각 등을 통해서 회수하기 어려운 매몰성이 강하다. 매몰성이 중요한 이유는 회수가 불가능한 고비용 투자이기 때문에 대출받기가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 또한 자칫 잘못하면 전부를 날려버릴 수 있다.

그 밖에 무형 투자가 다른 회사들로 유출되는 것은 방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스필오버 관리 능력이 뛰어난 회사들이 스필오버 효과를 한껏 활용할 수 있다. 무형 투자는 아이디어의 결합 등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큰 특성이 있다.

그렇다면 무형 투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무형 경제의 부상은 장기 불황, 불평등, 기업 투자의 자금 조달, 그리고 인프라 등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예를 들어 무형 자산의 확장성은 수익성 높은 대기업이 등장할 수 있게 하고, 선도 기업과 후발 기업의 격차를 확대시킨다. 시너지와 스필오버는 경쟁업체 간의 격차를 벌림으로써 기업은 물론이고 근로자들의 격차 확대를 낳고 있다.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시너지와 스필오버를 누릴 수 있는, 번영한 도시들이 누리는 이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관점과 자료, 그리고 연구 결과를 제공해주는 ‘괜찮은 연구서’ 성격의 실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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