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은 레미콘 업체의 비수기다. 레미콘 업체는 비가 오면 건설 현장 업무가 중단돼 제품을 출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레미콘 출하량은 혹서기와 혹한기에 크게 줄어들곤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6년 73년이후 최다 강우량을 기록했을 당시 레미콘 업체들의 출하량은 736만 224㎥로 2002~2017년 중 가장 낮았다. 반면 마른장마였던 작년 출하실적은 1200만 ㎥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는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 기간, 이른바 ‘마른 장마’인데도 레미콘 사들이 웃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품질 유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장마철이 짧아져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늘었지만, 습한 날씨 때문에 레미콘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힘들어 손이 더 들어간다는 것이다. 작업이 힘들어질수록 투입되는 인력은 많아져 기업의 수익성은 낮아진다. 반제품인 레미콘은 습도, 바람, 온도 등의 외부요인에 따라 품질이 변질돼 자칫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최근 레미콘 업계의 8·5제(8시 출근 5시 퇴근)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업체의 노조는 초강성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선 품질 문제 때문에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는 장마철이나 혹서기에는 주로 공장 정비나 직원 교육 등으로 대체한다”며 “건설사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서 노동자는 혹한의 환경에서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