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곳은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24일 스튜어드십 코드의 7개 세부 원칙을 모두 준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지배구조원이 2016년 12월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원칙을 공포한 지 5개월 만이다.
JKL파트너스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산운용 업계 최초로, KB금융이 지난해 9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KB금융그룹 내 12개 자회사 중 고객자산을 위탁 관리하는 6개사가 도입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7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도입으로 기업들의 참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자산운용사, PEF, 증권사, 은행 등 참여 기관투자자는 52개사(6일 기준)이다. 또 도입 의사를 밝힌 곳은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운용사 10곳을 포함해 총 49곳이다. 참여 기관투자자들은 의결권·주주권 행사는 물론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 전략·성과, 위험 관리, 지배구조 등 핵심 경영 사항에 대해 목소리를 내게 된다.
주주권 행사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1월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에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에 대한 입장 △주주 정책 방향성 △유상증자로 조달한 1800억 원 자금 사용 계획 등을 요구하는 문서를 회사에 전달했다. 당시 KB자산운용은 컴투스 지분 15.2%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이에 컴투스는 2월 곧바로 기업설명회를 개최, 주주들에게 우호적인 배당정책을 내놨다. 그 결과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또 4월 광주신세계를 상대로 △신규 투자 부재 △열악한 주주환원 정책 △랜드마크 복합시설 사업에 대한 사업 진척 내용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랜드마크 복합시설 진행 현황을 공개했으며 배당성향 상향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현대차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자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반대 권고에도 자체 심의를 통해 개편안에 대한 찬성 뜻을 밝혀 눈길을 끈 바 있다. 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분을 보유 중이던 태광산업과 KISCO홀딩스를 상대로 배당성향 확대와 중장기적인 배당정책 수립을 요구했고, 하이자산운용도 두산과 한화케미칼 등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등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