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기 개선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KDI가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먼저 5월 전산업생산은 전월(2.0%)보다 소폭 낮은 1.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 중 자동차(-0.2%)와 기타 운송장비(-18.7%) 등에서 부진이 지속됐다. 다만 5월 제조업 출하는 증가로 전환했고, 제조업 재고율도 전월에 비해 하락했다. KDI는 “광공업생산은 부진이 다소 완화했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 및 재고율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증가세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소비 부문에선 소매판매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아지고 서비스업생산이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는 등 소비의 개선 흐름은 점차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4.6% 증가하며 전월(5.5%)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고, 계절조정 증가율은 –1.0%로 전월(-0.9%)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도 금융·보험업(8.5%→6.8%) 등에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증가율이 축소됐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의 부진에 기인해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특히 5월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 증가율이 2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고, 6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과 기계류 수입액(속보치)이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가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의 증가율이 크게 낮아지는 가운데 주택인허가실적 등 선행지표도 추세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건설투자의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설비투자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되고, 건설투자도 0%대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투자도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는 더 완만해지고 있으며, 노동시장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나마 수출은 선박 기저효과 및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대체로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KDI는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였으나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 및 석유화학·석유제품 등은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