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 “그동안 내 집 마련을 위해 개인과 가족이 너무 큰 짐을 져왔다”며 “이제 국가가 나눠 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행복주택 내에 마련된 야외행사장에서 ‘함께 나누는 신혼부부·청년 주거 이야기·Beautiful life(아름다운 삶)’를 주제로 한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신혼부부·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오류 행복주택은 최초의 신혼부부 특화단지로 서울에서 입주가 이뤄지는 최대 단지다. 이 주택은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주변 시세 80% 이하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청년이 결혼하거나 신혼부부가 2자녀 출산하면 최대 10년까지 거주가 가능해 신혼부부와 청년의 주거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에서 주거가 너무나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특히, 청년들과 신혼부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주거를 구하기조차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문 대통령은 “월급보다 전·월세 값이 더 빨리 느는 바람에 신혼 가구의 71%가 2년에 한 번 쫓기듯 이삿짐을 꾸린다”며 “월급의 5분의 1을 전·월세 값으로 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내놓은 ‘주거복지로드맵’의 신혼부부·청년 주거 지원 방안을 확대해 구체화한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최대 88만 쌍의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자금을 지원하고, 2022년에는 주거 지원이 필요한 결혼 7년 내 신혼부부 전체를 100%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애초 목표보다 28만 쌍 증가한 수치로, 과거 정부 지원 규모의 3배 수준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임대 25만 호, 신혼희망타운(공공분양) 10만 호, 분양주택 특별공급 10만 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43만 가구에 구매·전세자금 대출 등 금융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입지가 좋은 곳에 시세의 70~80%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은 애초 7만 호에서 10만 호로 물량이 대폭 확대했다.
또 정부는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가족 6만 가구도 모든 공공주택의 신혼부부 지원 프로그램에 입주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차별과 편견 없이 아이 키울 수 있는 주거여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는 향후 5년간 75만 가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애초 계획보다 19만 가구가 증가한 규모다. 이 계획에 따르면 청년 임대주택 27만 실이 공급되고, 대학 기숙사 확충으로 6만 명, 청년 주거금융 지원 강화로 42만 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이번 신혼부부와 청년 주거 지원 대책을 앞으로 5년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면, 2022년에는 신혼부부 가운데 주거 지원이 필요한 세대 100%를 지원하게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대책에 투입되는 재정 규모는 지난 정부에 비해 3배에 달한다”며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민께서 동의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혼부부·사회초년생·대학생·한부모 가정 등 오류 행복주택 입주민 30여 명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인영 의원, 이성 구로구청장,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박소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볼빨간사춘기가 ‘여행’, ‘우주를 줄게’를 노래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거대책을 설명한 뒤 커피소년이 ‘니편이 되어줄게’, ‘장가갈 수 있을까’를 공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오류동 행복주택 단지에 입주한 한 신혼부부의 신혼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벽걸이 시계를 선물했다. 30대 초반의 이 신혼부부는 2년 전 결혼했으나 이번 행복주택이 벌써 세 번째 신혼집이고, 행복주택이 저렴하고 새 아파트로 구조가 좋아서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