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멕시코는 대통령과 상·하원 628명을 비롯해 시장과 주지사, 1600명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거를 치렀다. 3번째로 대선에 나선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시장은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린 데 이어 출구조사에서도 50% 이상의 득표율이 예상되며 당선이 유력해졌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파라메트리아는 오브라도르 후보가 53~59%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다른 여론조사기관들도 2위와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것으로 예측했다.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와 노동자당(PT)등 좌파 정당의 연합 후보로 나선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당선되면 멕시코에서 89년 만에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탄생한다.
BBC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선전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멕시코 대통령의 무능력과 부패, 높은 범죄율과 경기침체 등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파 보수 성향인 제도혁명당(PRI)은 1929년 창당된 이후 지금까지 장기집권을 이어왔다. 중도 우파 후보인 리카르도 아냐야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포퓰리스트라고 지칭하며 경제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유권자들은 오브라도르의 손을 들어줬다.
멕시코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로드 후보는 선거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사리를 분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협상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과 국경 장벽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악화할 위험도 있다.
한편 이번 선거는 지난해 9월부터 후보등록에 들어간 뒤 130여 명의 사망자를 내며 폭력으로 얼룩졌다. 사망한 후보들은 정당의 이념과 관계가 없었으며, 사망한 사람 중 48명은 후보자, 나머지는 당원이었다. 정치인을 향한 공격은 대부분 마약 범죄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