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백악관과 러 크렘린은 성명을 내고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의 국제 문제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발전을 위한 현 상황과 전망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것 이외에는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미러정상회담은 3월 20일 두 정상이 전화통화를 한 뒤 비밀리에 추진돼왔다. 전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자 정상회담 개최가 확실시됐다. 같은 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만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논의할 것”이라며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두 정상이 다룰 문제는 다양하다”며 “양국의 경제적 유대관계에 대한 논의도 포함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그리고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혐의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다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두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어떤 사안을 논의할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 복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세한 답변을 거부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이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을 채택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달리 볼턴 보좌관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싱크탱크인 발다이클럽 이반 티모페예프 프로그램 담당자는 “정상회담이 오랫동안 없었던 만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에서 미러 간 전략적 무기 제한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