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 교수는 “중국제조 2025는 국가주도 산업정책”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WTO는 국가가 나서서 자국 기업과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할 뿐, 국가주도 경제정책 자체는 문제 삼지 않는다. 독립 이후 알렉산더 해밀턴 재무장관의 뜻에 따라 국가주도 산업정책을 처음 시작한 곳도 미국이었던 만큼 정책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의 ‘공업 4.0’ 정책과 일본의 ‘일본재흥전략’도 국가주도 제조업 육성 정책인데, 이 중 공업 4.0은 중국제조 2025의 주요 모델이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정책을 발표하며 “시장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도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라고 밝혔다. 자원 배분은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직접적인 개입보다 전략적인 연구와 지도로 역할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또 기업 활동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는데, 기업의 국적에 따른 정부의 차별적 정책 적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웨이 교수는 “정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제조 2025가 불공정 거래가 아닌 이유는 또 있다. 정부가 경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수록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웨이 교수는 기업 유형 별 연구·개발(R&D) 비용 대비 특허권 수를 비교해 이 주장을 입증했다. 이는 R&D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수하는가의 문제인데, 외국 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특허권 수가 가장 많았고 중국 내 사기업이 2위를, 국영기업은 가장 낮은 회수율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해당됐다. 즉, 정부의 개입이 적고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활성화돼야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으니 중국제조 2025는 불공정 거래를 표방할 수 없단 얘기다.
웨이 교수는 “국제사회가 중국을 압박할수록 정책 실행 방향은 더욱 폐쇄적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영기업(SOE)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견제를 이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국 기업만 감싸고 돈다면 악순환이 될 뿐이다. 그는 “(봉쇄전략은) 중국과 전 세계에 비효율적이고 비혁신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