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2일까지 중간배당을 위해 주주명부폐쇄(기준일) 결정을 공시한 회사는 49개사다. 유가증권 35개사, 코스닥 14개사다. 1분기 중 배당을 실시한 기업 9곳을 포함하면 올해 최소 58곳 이상이 중간·분기 배당에 나선 셈이다. 이들 기업의 권리주주 확정 기준일은 이달 30일이다.
중간배당은 기업이 회계연도 중간에 이사회의 결의로 실시하는 배당이다. 상법상 중간배당은 사업 연도 중 1회 실시할 수 있고 분기배당은 3회까지 가능하다. 상장기업은 정관에서 중간배당과 분기배당 중 1개를 선택적으로 채택 가능하다. 기존 기업 배당은 연말에 결산배당만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만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중간·분기 배당을 한 번 더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실제로 중간배당 실시 상장사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2013년 32개사에서 2015년 42개사, 지난해 48개 기업이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현금배당 규모의 성장 추세는 더욱 가파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3년 13조3000억 원 수준이던 상장사 현금배당 규모는 2015년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 27조9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중간배당 실시 기업과 규모가 매년 늘고 있지만 올해 대표적 배당주들의 성과는 부진한 편이다.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연초까지만 해도 코스피지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그러나 3월 중순 한 차례 역전 현상이 일어난 후로는 소폭 앞지르는 수준만 유지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배당주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고배당 종목이 많은 정유·은행 업종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며 “바이오·남북경협 등 성장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주가 퍼포먼스는 다소 부진한 상황이지만 실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결산배당 이후 배당락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것과 달리 중간배당은 배당락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6월 투자를 추천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간배당주의 주가는 6월보다는 되레 7월에 더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며 “안전마진 확보와 관련해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는 선택지로 중간배당주가 꼽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 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다년간 중간배당을 유지해 온 기업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중간·분기 배당을 새로 실시하는 기업이나 배당금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성과를 보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배당주 투자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중간배당을 매년 실시한 기업은 총 25곳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 하나금융지주 등 유가증권 상장 대기업 외에도 양지사, 지에스이, 아세아텍 등 코스닥 상장사도 상당수다. 특히 중간배당 수익률은 결산배당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대교, 효성오앤비, 그린케미칼 등은 중간배당 수익률이 1~3%로 높은 편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대기업의 중간배당 수익률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의 중간배당금 총액이 2조328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1조3061억 원) 대비 78.3% 증가한 수치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분기 배당금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배당금 상향 추세는 국내 증시 전체의 배당수익률 개선뿐 아니라 향후 중간배당의 영향력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적 배당금 규모나 배당성향 확대 없이 단순히 주기를 나누는 형태의 기업에 대해서는 선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배당 주기가 아니라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분이 전체 배당(중간·결산)의 규모 확대에 반영되는지 여부”라며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배당 정책이 개선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