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감산 정책을 이어오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정례회의를 통해 증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는 변동하는 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배럴당 72.65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4월에 70달러를 돌파한 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증산 분위기가 확산되자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OPEC 생산자들이 향후 수개월 동안 원유 생산량을 30만에서 60만 배럴로 늘리는 타협안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증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이어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OPEC회원국과 비OPEC 주요 산유국들에 하루 150만 배럴 증산을 제안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22일 정례 회의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거란 국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 나온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은 2016년 12월 하루 18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결정했으나 이란의 핵 제재와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으로 예상치보다 더 많은 감산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2010년부터 4년간 100달러가 넘은 고유가로 인해 원유 수요가 대체 에너지로 전환된 경험이 있는 사우디가 학습효과로 증산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사우디가 더 유가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또한, 2018년 들어 사우디의 원유 소비량(내수·수출 포함)이 생산량을 넘어서면서 적정 재고 수준을 감안 시 증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의 결과가 나오자마자 유가가 변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기관은 올해 국제유가 전망을 60달러로 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관계자들도 유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2019년까지 연간 160만~170만 배럴까지의 높은 원유 수요가 예측되면서 유가 하방압력을 수요가 받쳐주게 돼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영향을 주는 정제마진은 원유 수요보단 제품(휘발유, 등유 등) 수요에 따라 다르다”며 “5월 말부터 9월까지로 보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으로 전 세계 휘발유 수요가 올라 수출이 전체의 60%인 국내 정유업체 실적이 선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