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돌파하면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000원에 바싹 다가서며 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확산하고 있는데다 중국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우려감이 더해졌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대량 매도에 나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공고했던 1065원과 1085원 박스권을 상향돌파하면서 역내외 투기세력들의 롱(달러매수)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급상으로는 여전히 달러매도가 우위라고 진단했다.
18일부터 20일까지 ECB 포럼이 열릴 예정인데다 환율이 급하게 상승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주목해볼 시점이라고 전했다. 다만 별다른 이벤트가 없다면 원·달러는 이번주 1110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좀더 긴 시각에서는 여전히 상승보다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있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9.11원 상승한 999.68원을 기록했다. 이는 4월16일 1001.6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95.0/1101.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8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7.80포인트(1.16%) 급락한 2376.24를, 코스닥은 25.99포인트(3.00%) 폭락한 840.23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195억11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33억17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1100원을 넘어선 상황이라 추세적으로 위쪽으로 방향이 잡힌 상황이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영업일간 매도가 많았다. 이들 물량이 실제 역송금으로도 포착됐다”며 “북미정상회담 이후 그 결과가 빅서프라이즈가 아니다라는 인식도 작용한 것 같다. 스탑로스가 나오며 상승쪽으로 롱플레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외 매수가 많았지만 수출업체들의 대기매물도 여전했다. 수급상으로는 여전히 달러 공급이 많은 분위기”라며 “공고했던 1065원 1085원 박스권이 뚫리면서 역외나 국내 투기세력들이 위쪽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나 지난주 많았던 빅이벤트에 대한 반작용으로 본다. 수급상으로는 공급 우위라는 점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오래갈 것 같지 않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후 다시 1100원 밑으로 내려가는 흐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위험기피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원·달러가 올랐다. 미중간 무역분쟁과 지난주 지표부진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겹쳐졌다. 내부적으로는 저항선을 돌파한 후 탄력이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주는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다만 1120원 부근에서는 저항선이 많은데다 업체들도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급하게 올라 반락 여지도 있다. 이번주 ECB 포럼이 있고, 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도 있어서다. 다만 일단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번주 1090원에서 111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5엔(0.14%) 떨어진 110.52엔을, 유로·달러는 0.0038달러(0.33%) 내린 1.1582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