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최대 수준의 입주물량이 예고된 가운데 입주 관련 지수들마저 떨어지자 건설사들도 입주율 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새 아파트 입주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국 입주율이 74.5%로 집계됐다. 새 집 4가구 중 1가구는 아직 집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입주율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10월(81.9%) 마지막 80%대를 보여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달에는 74.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보다 지방의 입주율이 낮다. 실제로 수도권 입주율은 85.4%로,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반면 지방은 72.2%로 수도권과 큰 격차를 보였다.
건설사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에 있는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인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도 첫 조사인 지난해 7월 이래로 가장 나쁜 전망을 나타냈다. 6월 HOSI는 59.4로, 조사 이래 최저일 뿐 아니라 처음으로 기록한 50대 전망치다. 울산, 강원, 경남 등의 지방 시장에서는 최초의 40대 전망치가 나타나는 등 이달의 입주여건은 매우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4.3의 전망치로 유일하게 80대를 지켰지만 그나마 사정이 나은 세종시가 75.0으로 70선을 기록했고, 이밖의 지역은 모두 40~60대의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박홍철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지방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미입주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분양물량이 많았던 대구·부산·경상권 및 광주·전라권에서 미입주 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건설사들도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입주 전담팀을 확충하거나 대형 단지의 경우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는 추세다.
현대건설은 입주 전 30일부터 입주 후 90일까지 고객 서비스와 하자 보수관리 업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아파트 입주 1~2개월 전 입주자가 직접 단지를 방문해 내부 마감상태 등을 점검하는 ‘힐스테이트 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주택사업으로 실적 개선의 큰 덕을 보고 있는 GS건설은 입주 전담 부서를 꾸려 입주율을 관리하고 있다. 당초 서울 '대치자이갤러리'와 부산 '연산자이갤러리'에서만 입주 전담 부서를 운영해왔으나, 경기도 서부지역과 남부지역에도 인력을 배치하며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대규모 단지가 많은 만큼 별도 TF팀을 꾸려 운영한다. TF에는 시공, 설계, 분양, 하자보수, 자금, 금융, 상업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자 30~40여명이 참여 중이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6725가구)’ 등 초대형 단지에는 입주민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3만4000여 물량을 관리하기 위해 입주관리 전담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2015년부터 입주평가위원회를 만들어 입주리스크 평가 모형을 통해 6개월 전 입주 위험을 확인하고 3개월 전 입주 촉진안을 확정,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단지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는 등 주거 편의성을 높이는데 힘을 쓰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입주율 높이기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결국 회사의 수익성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가의 30%에 해당하는 잔금이 들어와야 기존에 지출했던 공사비를 제하고도 이익이 남는 만큼 ‘입주율’ 높이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입주율까지 떨어질 경우 수익성이 급격히 나뻐질 우려가 있다”며 “ 때문에 각 사별로 입주율을 올리기 위한 대책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