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주시와 현대차에 따르면 양측은 내주 초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 조인식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광주시와 집중적인 협상을 거쳐 위탁 생산차종과 규모 등 중요 사안에 상당부분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협상단이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해 왔다”며 “현대차 측의 투자 규모는 사실상 협상 초기에 결정이 돼 있었고, 생산 차종 역시 결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차를 위한 생산공장이 아닌, 위탁생산인 만큼 ‘리-툴(re tooled)’ 과정을 거치면 다른 차종도 쉽게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합작법인의 자산은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주주는 광주시. 2대 주주는 현대차로 전체 자산의 19%에 달하는 약 1300억 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차종은 ‘현대차가 생산하지 않고 있는 경제성을 갖춘 신차’로 알려졌다. 근로자 평균임금이 일반 양산차 회사의 절반 수준인 약 4000만 원을 앞세운 만큼 생산원가를 낮춰야하는 1000cc 수준의 경차가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경차는 기아차가 전담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아차가 개발과 판매를 전담하고, 생산은 충남 서산에 자리한 ‘동희오토’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위탁생산이 아니면 1인당 9000만 원 안팎의 근로자 임금으로 경차를 생산해도 채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광주시 자동차 공장에서 소형 경차를 생산하되 기존 경차와 차별화된 제품 전략을 추진한다. 기아차 모닝 플랫폼을 이용해 초기 개발비를 상쇄하면서, 일반 경차와 차별화한 SUV 스타일의 ‘경형 CUV’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기아차 모닝은 해외시장에서 ‘피칸토 X라인’으로 불리는 경형 SUV를 판매 중이다. 소형차가 인기인 유럽에서 1만3000유로(약 1650만 원) 수준에 팔린다. 기본 섀시는 모닝과 동일하지만 길이와 너비, 차 높이를 소폭 늘려 SUV 스타일을 갖췄다. 앞뒤 범퍼를 새로 짜고 타이어 사이즈도 키웠다.
새 모델은 인도와 터키에서 생산 중인 동급 경차 i10과 그랜드 i10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일각에서는 생산원가 인하가 절실한 EV와 PHEV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도입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행 플랫폼을 이용해 초기 개발비용을 줄이고, 위탁생산 방식을 채택하면 소형 경차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며 “SUV 스타일을 갖춘 CUV를 앞세워 기아차 모닝과의 판매 간섭을 피하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