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원 재·보궐 선거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싹쓸이’는 물론 경남, 부산, 울산 등 ‘낙동강 벨트’에서 우세하면서 사상 최대 압승을 거머쥐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총 17곳 중 14곳, 재·보궐 선거 총 12곳 중 11곳 당선이라는 완승을 하면서 지방 권력에 깃발을 꽂았다. 서울(박원순)을 시작으로 경기(이재명), 인천(박남춘) 등 수도권을 모두 휩쓸었고 부산(오거돈)과 경남(김경수), 울산(송철호) 등 영남권 교두보인 부산·경남(PK)에서도 승리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석권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실시 이후 처음이다. 앞서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의 새정치국민회의와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자유민주연합이 각각 서울·경기, 인천에서 승리한 적이 있었으나 민주당 계열 정당의 독자 승리는 아니었다. 민주당이 PK에서 완승한 것도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여권은 명실공히 ‘정권교체’를 완성했다는 점을 보여준다.이 같은 민주당의 성과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평화 분위기 고조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지속된 것에 크게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은 민주당의 ‘평화’와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의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대립했지만 민심은 문재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동시에 문재인 역점 국정과제 및 양극화 해소·민생경제 개혁과제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대전에선 허태정 후보, 충남은 양승조 후보, 충북에선 이시종 후보, 세종에선 이춘희 후보가 당선되면서 충청권 역시 파란색으로 뒤덮였다. 광주에선 이용섭 후보, 전남은 김영록 후보, 전북은 송하진 후보가 당선됐고 강원에서도 최문순 후보가 3선에 성공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전통적인 텃밭인 대구(권영진)와 경북(이철우)에 고립되며 최악의 참패로 마무리됐다. 바른미래당도 0석에 그쳐 보수의 몰락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보수당의 경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야성(野性)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분열한 점,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태옥 의원의 막말 논란 등은 야권의 참패를 부른 원인이기도 했다. 홍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로 평가 절하했고, 바른미래당은 계파 갈등과 공천 갈등 등으로 잡음을 양산했다.
홍 대표는 13일 방송 3사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참패가 확실시되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짤막한 입장을 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인 ‘한국당재건비상행동’이 홍 대표 체제 해체와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등 내홍 조짐도 일고 있다.
한편 정의당은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확보는 무산됐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에 이어 정당 비례대표 득표율 3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