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유출 관련 중국산 제품에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르면 관세가 15일 발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종 목록에서 일부 제품은 빠지고 다른 제품은 들어가는 등 조정이 이뤄져 관세 규모가 500억 달러에서 바뀔 가능성은 있다. 미국 상무부가 현재 관세 관련 최종 목록을 정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또 중국의 자국 투자와 민감한 품목 수출에 대한 새로운 억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백악관과 상무부, 재무부 등의 무역 담당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향하기 전 회동했으며 대중국 관세 부과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중국에 강한 압력을 가하는 것을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에 특히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 것이 결정을 주저하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워싱턴에 복귀했다.
북한 비핵화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이슈에서 강경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는 전날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 기자회견에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에 무엇인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수 주간 미국 국가안보 관료들은 대중국 무역압박과 북한 이슈를 떼놓을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에 동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은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문제는 별개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 비핵화에 협조적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정부 관계 부처들이 무역 이슈에서 의견 일치를 보이는 것은 드물다.
정부 내 세계화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타협점을 찾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등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으려면 관세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인다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도 관세 발동에 매우 놀라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트럼프의 전날 싱가포르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무역 문제를 전면으로 내걸 것이라는 점을 포착했다.
미국 기술기업들은 관세가 중국은 물론 자신들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IT 기업들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산업협회 대변인은 “규모와는 상관없이 관세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추면 미국 근로자와 소비자 기업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실질적인 변화를 도출하려면 중국 정부와 진지하게 협상하고 동맹국들과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